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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령관님께

사랑하는 안방 사령관님께,오늘도 집안의 모든 작전은 당신의 지휘 아래 완벽히 수행되었습니다. 저라는 병사는 당신의 눈빛 하나면 바로 '예!' 하고 움직이지요. 냉장고 점검, 빨래 수거, 심지어 리모컨 전달까지…당신의 명령은 언제나 절대적입니다.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런 지휘관 밑에서라면 평생 복무해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당신의 미소는 최고의 보상이고, 당신의 눈짓은 최고의 훈장입니다.사랑하는 사령관님, 앞으로도 저를 잘 굴려(?) 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언제나 충성하며, 당신을 웃게 하는 병사로 남겠습니다.영원히 충성하는, 당신의 남편 드림 우얀교? ㅎㅎㅎ 더보기Contemporary Christian Music, CCM, cinematic storytelling ballad, acoustic ..

Echoes of Thought 2026.06.17

6수만에 받아낸 세례

6수 끝에 받아낸 세례장, 그리고 나의 안방 사령관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합격의 순간이 있었지만, 내 인생 가장 값지고 치열했던 합격증을 꼽으라면 단연 성당의 ‘세례 증서’다. 무려 6수, 혹은 여섯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받아낸 눈물겨운 훈장이기 때문이다. 가톨릭 신자가 되기 위해서는 ‘예비신자 교리’라는 6개월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매주 성당에 나가 교리를 배우는 일이 그리 만만치 않았다. 앞선 다섯 번의 도전은 바쁜 일상과 핑계 속에 중도 하차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우리 집 안방 사령관님의 고출력 탐지 레이더 ‘HIPAR’는 결코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 록온(Lock-on)된 미사일처럼 사령관님은 매주 나를 성당으로 이끌었다. 여섯 번째 도전의 막이 올랐을 때, 나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공자 말..

카테고리 없음 2026.06.16

공부 안 한 놈은 백지를 내는 게 정답이다

공부 안 한 놈은 백지를 내는 게 정답이다 (AI와 엮은 수필)매일 아침 문을 열면 어미의 품처럼 포근하게 동네를 감싸 안은 금련산이 나를 맞이한다. 이 지역 학교들의 교가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참 흥미로운 점이 있다. 거칠고 황량하다는 뜻의 ‘황령산(荒嶺山)’은 쏙 빠지고, 하나같이 ‘금빛 연꽃’이라는 뜻의 금련산(金蓮山) 정기를 받아 자라나라고 아이들을 축복한다. 옛사람들은 그렇게 단어 하나에도 자식들이 정직하고 아름답게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내가 학교에 다니던 1970년대의 부산은 지금과 참 달랐다. 소위 요즘 젊은이들이 시내라고 부르는 서면은 시커먼 연기가 날리던 변두리 공장지대였고, 진짜 시내는 남포동과 광복동이었다. 남천동과 광안동 바닷가에는 멸치배가 들어오던 소박한 어촌이었고, 더 ..

Echoes of Thought 2026.06.15

우리 장모님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이유

안방 사령관의 HIPAR 레이더와 장모님의 ECCM 작전흔히들 군대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하늘을 나는 아주 작은 기기도 포착해 낸다는 고출력 탐지 레이더 'HIPAR'라고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우리 집 안방에는 그 어떤 첨단 군사 장비보다 강력하고 예리한 눈빛을 가진 '안방 사령관', 바로 내 아내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사령관님의 레이더망은 워낙 촘촘해서 털끝만 한 거짓말이나 미세한 말실수도 단숨에 록온(Lock-on)해 낸다. 그런 사령관님의 추적을 피해 내가 일생일대의 위기를 넘겼던 신혼 초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등줄기에 땀이 흐르는 아찔한 전자전(電子戰)이었다.사건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화롭던 어느 날, 내 덜렁대는 입방정에서 시작되었다. 아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도 ..

Echoes of Thought 2026.06.15

숲길에서 사라진 왕국을 사색하다

장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다.그곳은 지질학적 기원과 전설 속 장산국, 한국전쟁의 비극,그리고 오늘날 시민들의 신앙과 삶이 한데 교차하는 사유의 공간이다.거대한 화산의 흔적은 인간의 시간을 훨씬 넘어선 자연의 장구한 역사를 보여주고,장산국의 전설은 공동체의 오랜 기억과 정체성을 대변하며,한국전쟁의 아픔은 인간의 폭력성과 비극을 생생히 증언한다.그리하여 오늘날 장산을 오르는 발걸음은 단순한 등산이 아니라 역사와 신앙,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묵상하는 호젓한 순례가 된다. 01. 고대 왕국의 숨결오랜 신앙의 벗 요셉 형제와 함께 장산의 거친 너덜길을 걸으며,나는 발밑의 바위들 속에 묻혀 있을 아득한 고대의 역사를 떠올렸다.지금은 해운대의 진산(鎭山)으로 널리 사랑받는 장산이지만,기원 전후 삼한 시대에는 독립된 씨..

Echoes of Thought 2026.06.14

장산 거친 돌강 위에서 실존을 묻다

1. 거친 돌강 위에서 실존을 묻다 주일 미사와 평일 미사 참례를 위해 매일같이 디디는 광안성당 마당과 수영 장대골 순교성지.우리 집 앞마당처럼 익숙하고 평온한 그곳을 벗어나, 오늘은 오랜 신앙의 길동무 형제님과 함께 장산의 거친 품으로 향했다. 반산초등학교 정류소에서 시작된 발걸음은 이내 장산의 웅장한 '너덜겅 두 골짜기'로 이어졌다. 약 7천만 년 전 백악기 화산 활동이 남긴 거대한 돌강. 단단하고 불규칙한 바위들이 끝없이 흘러내린 그 길은, 요령이나 지름길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실존의 현장이었다 72세와 82세. 두 노년의 길동무가 거친 바위 위에 발을 디딜 때마다, 서로의 안위를 살피는 숨소리가 고요한 골짜기를 채웠다. "남의 눈은 속여도 제 눈은 속일 수 없다"는 다짐처럼, 한 걸음 한 걸음..

Echoes of Thought 2026.06.14

광안성당과 장대골 - 골목길에 피어난 보편적 양심의 가락

광안성당과 장대골 - 골목길에 피어난 보편적 양심의 가락주일 미사와 평일 미사 참례를 위해 디디는 광안성당 마당은 단순한 콘크리트 바닥이 아니다.성당 문을 나서서 나지막한 주택가 골목길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아담한 공원처럼 자리한 '수영 장대골 순교성지'를 마주하게 된다.지금은 평온한 동네의 한복판이지만, 이곳은 1868년 병인박해 당시 경상좌수영의 군사 훈련장이자 천주교인들의 목을 베어 장대에 매달던 잔혹한 사형장이었다.이 골목길 성지가 세상에 빛을 보게 된 내막에는 광안성당 교우들의 눈물겨운 양심과 헌신이 있었다.1977년 당시 광안성당의 안달원 신부와 청년들이 주택가 흙바닥을 파헤치며 순교의 징표인 '장대석' 8개를 직접 발굴해 냈고, 이후 광안성당 교우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땅을 사들임으로..

Echoes of Thought 2026.06.13

사유의 기록: 빛의 신비 속에 흘러간 신앙의 시작

사유의 기록: 빛의 신비 속에 흘러간 신앙의 시작 사유의 기록: 빛의 신비 속에 흘러간 신앙의 시작제 블로그 이름인 'Cogito, ergo Sum'처럼, 가끔은 제가 이 거룩한 신앙의 품에 안기게 된 삶의 궤적을 가만히 사유해 보곤 합니다.돌이켜보면 제가 천주교를 만나고 광안성당에서 파도바의 안토니오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게 된 과정은, 마치 빛의 신비 속에서 고요히 묵주 알을 굴리는 것과 같았습니다. 인간이 겪는 복잡한 인연과 우연의 길목마다 주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빛의 실타래를 쥐고 저를 이끌어 오셨습니다.한 알, 한 알 기도의 문턱을 넘어 결혼을 하고 비로소 천주교라는 존재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 그것은 우연이 아닌 정교하게 예비된 은총의 설계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인간의 이성으로 끊임없이 사유하고 고..

Echoes of Thought 2026.06.13

2부. 거인의 땀방울, 그리고 시그마(Σ)의 노래

“수출이 곧 애국” 동명목재 강석진의 거인정신금련사 지붕 위의 범종이 울릴 때마다, 우리는 산업화 시대의 거인이었던 고(故) 강석진 동명목재 회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산업인의 성공을 넘어 국가와 장병을 위해 이 거룩한 불사에 모든 원력을 바쳤다.1960~70년대 박정희 대통령 시대, "수출 제일주의"의 기치 아래 강석진 회장은 “수출이 곧 애국”이라는 철학으로 동명목재를 세계 최대 합판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박정희 대통령은 부산 상공회의소 등에서 강 회장과 자주 교류하며 “강 회장 같은 분이 몇 분만 더 계시면 나라 경제가 달라질 것”이라며 무한한 신뢰를 표했다. 산업과 신앙이 그의 삶에서 하나로 만난 순간이었다🌸 영부인 육영수 여사와의 인연, 그리고 해체강석진 회장의 순수한 불사는 영부인..

Echoes of Thought 2026.06.12

1부. 금련사의 종소리, 모든 역사를 더하다 (Σ)

🏔️ 광안동 주택가 너머, 고요의 서막광안동 아파트 단지 뒤 주택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금련사의 고요가 거짓말처럼 찾아온다. “남의 눈은 속여도 제 눈은 속일 수 없다”는 말처럼, 산자락이 품은 정적은 언제나 내 마음의 거울을 투명하게 비춘다. 성경의 아담은 죄를 짓고 숨었고, 꾸란의 아담은 곧바로 “내 탓이오”라 고백했다.불교의 범패 역시 자성의 거울을 비추며 참회를 노래한다.이처럼 종교는 달라도, 정직하고자 하는 인간의 내면은 결국 같은 목소리를 낸다. 🔔 월남전의 상처를 녹여 만든 범종금련사 마당에 서면 도시의 소음은 저 멀리 멀어지고 바람과 종소리만 남는다. 이곳에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주 특별한 범종이 있다. 1970년대 초, 대한민국 국군이 월남전(베트남 전쟁)의..

Echoes of Thought 2026.06.11

나의 양심 - 성경과 꾸란의 아담·하와 차이점

나의 양심 - 성경과 꾸란의 아담·하와 차이점“남의 눈은 속여도 제 눈은 속일 수 없다.”나는 늘 이 말을 마음속에 새기며 살아왔다. 인간은 무엇보다 자기 안의 양심 앞에 정직해야 한다고 믿는다.나는 주일 미사와 평일 미사 참례를 하며 거의 매일 광안성당 마당을 밟는다.내 발걸음이 아니라, 신앙심 깊은 아내의 발걸음을 따라 흘러 들어온 길이다. 성체조배, 레지오 회합, 파티마쎌 기도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성당에 몸과 마음을 바치는 아내의 헌신적인 뒷모습을 바라보며,문득 미안한 마음이 고개를 든다.그 순간 깨닫는다. 신앙은 남 탓이 아니라,내 나약함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내 탓이오”라는 정직한 고백아야말로 양심의 위대한 첫걸음이다. 성경 속 아담은 죄를 짓고 나서 수풀에 숨으며 남 탓을 했..

Echoes of Thought 2026.06.10

신앙 이란 깊은 강물에서 헤엄치다

신앙 이란 깊은 강물에서 헤엄치다 - 예연 정 안토니오 “내 양심은 오직 나 스스로밖에 모른다.” 나는 늘 이 말을 마음속에 새기며 살아왔다. 남의 눈은 속일 수 있어도 제 눈은 속일 수 없기에, 인간은 무엇보다 자기 안의 양심 앞에 정직해야 한다고 믿어왔다. 그런 내가 거의 매일 광안성당 마당을 밟는다. 내 발걸음이 아니라 아내의 발걸음을 따라 흘러 들어온 길이다. 신앙심 깊은 아내는 성체조배와 레지오 회합, 파티마 쎌 기도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성당에 몸과 마음을 바친다. 그 헌신적인 뒷모습을 바라보며 성당 마당만 묵묵히 서 있다 보면, 문득 미안한 마음이 고개를 든다. 양심은 언제나 가장..

Echoes of Thought 2026.06.10

上宰相書(상제상서)

남천 성당 방문하실 기회가 있다면, 성상 옆에 새롭게 설치된 안내판과 QR 코드를 활용해 성인의 숭고한 신앙 정신을 안전하고 자세하게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 上宰相書(상제상서) 핵심 논증 구조와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1. 천주(하느님)의 존재 증명 (삼증, 三證)정하상은 이 세상의 창조주이자 주재자인 천주가 분명히 존재함을 세 가지 근거로 증명합니다.만물(萬物):정교하게 지어진 집(房屋)이 저절로 생길 수 없듯, 질서정연한 우주 만물 역시 이를 만든 창조주(作者)가 필수적임.양지(良知): 인간이 천재지변을 마주할 때 본능적으로 두려워하고 절박할 때 하늘(천주)을 부르는 것은 인간 내면에 각인된 본성임성경(聖經): 동양의 고대 경전(시경, 서경, 역경 등)과 유학자들의 말 속에서도..

Sacred & Spiritual 2026.06.09

빛의 성전에서 만난 고요, 그리고 상재상서(上宰相書)의 울림

[ 남천성당 피정 후기 ]지난 6월 8일, 부산 남천 성당에서 열린 성체조배회 1일 피정에 다녀왔습니다.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온전히 하느님과 마주했던 그 고요하고 찬란했던 시간의 기록을 남겨봅니다. 1. 침묵 속에서 피어나는 대화아침 햇살이 남천성당의 십자가를 하얗게 비추던 순간, 나는 하루의 시작을 기도로 열었습니다. 성체 앞에 조용히 앉아 있자니, 번잡했던 세상의 소음들이 서서히 멀어지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잔잔한 평화가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묵상 중에 잔잔히 들려오는 성가의 음률은 마치 하늘이 내게 속삭이는 따스한 위로 같았습니다. 기도는 많은 말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침묵 속에서 피어나는 깊은 대화였습니다. 그 고요한 침묵이 내 마음 구석구석을 비추며, 오랫동안 덮어두었던..

Echoes of Thought 2026.06.09

"한국엔 종교 전쟁이 없었다"는 허구

"한국엔 종교 전쟁이 없었다"는 허구: 유교적 배타성이 남긴 핏빛 DNA"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종교 전쟁이 없었던 평화로운 나라다."우리 사회에서 흔히 들리는 이 말은 역사의 표면만 수박 겉핥기식으로 보았거나, '종교'와 '이념'의 본질을 전혀 모르는 이들의 허무맹랑한 착각에 불과하다.서구의 기독교가 신의 이름을 빌려 피를 흘렸다면, 한반도는 수백 년 동안 '성리학'이라는 절대 종교를 두고 세계 그 어느 곳보다 잔혹한 사상 전쟁과 이교도 학살을 치러왔기 때문이다. 조선의 성리학은 단순한 학문이 아니었다.인간의 사상과 양심, 국가의 법과 질서를 지배한 '유일신적 정치 종교'였다.이 거대한 종교 권력이 보여준 배타성은 오늘날 우리 정치 판도에 고스란히 유전되어 흐르고 있다. 1. 중세의 이단 심문관, 조..

Echoes of Thought 2026.06.08

설재의 노래

설재의 그림자금성산 자락에 서면, 바람 속에서 옛 선비의 기개가 느껴진다. 설재 정가신은 단순히 한 시대의 학자가 아니었다. 그는 고려의 혼란 속에서도 학문과 충절을 지켜낸, 역사의 굳은 돌과 같은 존재였다. 황제와 교류하며 나라의 위상을 높였던 그의 발걸음은 오늘날에도 후손들의 기억 속에 살아 있다. 그의 이름은 단지 족보의 한 줄이 아니라, 가문과 나라를 잇는 정신의 기둥이었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묻는다. “진정한 역사는 어디에 남는가?” 책 속의 기록이 아니라, 후손의 마음 속에, 그리고 우리가 지켜내야 할 가치 속에 남는다.역사는 기록이 아니라, 노래처럼 이어지고, 바람처럼 퍼져 나간다. 28세손 예연 정승연이 다시 부른 이 노래는 조상의 숨결을 오늘에 되살리고,후손의 책임을 내일로 이어..

Echoes of Thought 2026.06.08

이슬람과 한국사:

오늘 일요일, 활기찬 노포동 오시게 5일장의 장터 마실을 다녀오고 경건한 성당 주일 미사와 파티마 쎌 기도회에 출석하며 안방 사령관의 레이더망을 벗어나 온전한 자유를 누렸다.거친 삶의 좌표 위에서 문득 머리를 스친 것은, 54년 전 1972년의 유월에 고2 소년이 품었던 문학적 사색을 넘어, 무려 천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우리 역사 속 이방인들의 숨결이었다.우리는 흔히 서양의 기독교 문명이 이 땅에 먼저 닿았다고 생각하지만, 역사의 진실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초승달의 푸른 빛은 십자가보다 훨씬 먼저 이 땅의 흙을 밟았다.1. 신라 시대: 실크로드의 끝에서 만난 아랍 신라는 당나라와 활발히 교류하며 국제적인 국가로 성장했고, 이때 이슬람 제국(아바스 왕조 등)의 무역상들이 실크로드와 바닷길을 통해 신라..

Echoes of Thought 2026.06.07

송강과 진옥, 그들과 나만 아는 비밀의 노래

54년 만에 던지는 발칙한 질문: 살송곳과 골풀무의 밤1972년, 푸르던 고등학교 2학년 국어 시간. 춘향전의 애틋한 대목이 지나가고, 문득 교과서 바깥에서 송강 정철과 평양 기생 진옥의 서슬 퍼런 시 문답을 접했다. 당대 최고의 문장가와 절세가인이 주고받은 날 것 그대로의 문장은 열일곱 소년의 심장을 세차게 흔들었다. 송강이 먼저 진옥의 이름을 희롱하며 은밀한 옥이 옥이라커늘 번옥만 여겼더니이제야 보아하니 진옥일시 적실하다 내게 살송곳 있으니 뚫어 볼가 하노라 그러자 진옥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정승의 이름인 ‘철’을 받아치며 대담한 화답을 보낸다.철이 철이라커늘 섭철만 여겼더니이제야 보아하니 정철일시 분명하다 내게 골풀무 있으니 녹여 볼가 하노라 살송곳으로 뚫겠다는 사내의 날카로운 기세에, 뼈까지 ..

Echoes of Thought 2026.06.07

기장 용소 웰빙 공원에서 보낸 안부

왕보리수 붉게 익는 유월의 마음 - 예연유월의 기장 용소 골짜기는 언제나 푸르름으로 가득하다. 햇살이 초록 잎사귀 사이로 스며들고, 호숫가에는 잔잔한 바람이 물결을 일으킨다. 그 사이로 어르신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옹보리수 붉게 익어간다.” 그 소리는 마치 오래된 기억을 깨우는 듯, 마음 한켠을 따뜻하게 적신다. 현충일의 태극기가 바람에 나부끼는 날, 나는 그 노래를 들으며 감사의 마음을 새긴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이름을 떠올리며, 망종의 들녘에 뿌려질 씨앗처럼 나도 마음속에 작은 다짐을 심는다. 근심과 걱정은 바람에 흩날리고, 남은 것은 고요한 평화와 감사뿐이다.옹보리수 열매는 붉게 익어가며 우리에게 말한다. 미움은 훌훌 털어내고 사랑의 새싹을 키우라고. 그 붉은 빛은 단순한 색이 아니라..

겉은 늙어도 속은 청춘이라네

첫사랑, 꺼지지 않는 불꽃 세월이 흐르면 많은 것이 변한다. 얼굴에는 주름이 늘고, 마음에는 수많은 기억이 쌓인다. 그러나 첫사랑의 기억만큼은 시간이 흘러도 빛을 잃지 않는다. 오히려 세월이 더해질수록 그 눈빛은 깊어지고, 그 속에 담긴 진심은 더욱 선명해진다. 첫사랑은 언제나 뜨겁다.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해도, 가슴속에는 꺼지지 않는 불길이 살아 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 속에 청춘이 깃들어 있고, 그 순간만큼은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게 빛난다. 삶은 마지막처럼 후회 없이 살아야 한다는 말처럼, 첫사랑은 처음처럼 뜨겁게 다가온다. 지나온 시간만큼 사랑은 짙어지고, 거친 세상 속에서도 마음은 언제나 유월의 푸르름을 간직한다. 첫사랑은 단순한 추억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만의 멜로디이며, 영원히 멈추지 않을..

Echoes of Thought 2026.06.05

Of Wild Berries, Pomegranates, and Reflection on This Election Day

Hello, dear neighbors who have found Cogito, ergo sum. Today the world is filled with the noise of election day.Setting aside the clamorous feast of words for a moment, I wish to share with you a small but profound thought I encountered while walking along the park path.” Of Wild Berries, Pomegranates, and Reflection on This Election DayBack in 1973, during my senior year of high school, our Ko..

카테고리 없음 2026.06.03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의 역사와 기적

안녕하세요, Cogito, ergo Sum 블로그를 찾아주신 이웃 여러분!오늘은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저는 평소에 성당을 열심히 나가지 못하는 자칭 ‘발바닥 신자’인데요.최근에 제 세례명인 ‘안토니오’와 다가오는 6월 13일 영명축일에 대해 깊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축일 날짜도 헷갈려 했지만, 제 주보성인이신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의 역사와 기적 같은 이야기들을 알고 나니 신앙을 떠나 인간적으로도 정말 매력적인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블로그에 소개해 봅니다. 최고의 설교가,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1195~1231)성 안토니오는 포르투갈 귀족 출신의 프란치스코회 수도자입니다. 성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엄청난 웅변술로 당대 최고의 설교가로 명성을 떨치셨다고 ..

카테고리 없음 2026.06.02

정 안토니오 고백 (by Ye Yearn)

† 찬미예수님!사랑하는 ‘은총의 파티마 쎌 기도회’ 가족 여러분,싱그러운 초록빛과 함께 은총의 6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마님(라헬) 발걸음에 겨우 발 맞춰 따라다니는 자칭 ‘발바닥 신자’이지만,6월의 첫날을 맞아 쎌원 분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인사 올립니다 이미지의 말씀처럼 "새로운 달의 첫 걸음"을 우리 쎌 가족들과 함께 기쁘게 시작할 수 있어 참 행복합니다.오늘 문득 파티마에서 태양보다 밝은 순백의 옷을 입고 나타나셨던 성모님을 묵상해 보았습니다 성모님의 그 하얀 옷처럼,지난 한 달 동안 우리 마음을 어둡게 했던 모든 걱정과 삶의 무게들을 성모 성심께 가볍게 맡겨드렸으면 좋겠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는데 모두 영육 간에 건강 유의하시고,주님의 평안이 늘 함께하시길 빕니다. 늘 뒤에서 묵묵히 이끌어..

차로와 차선, 그리고 삶의 주행

차로와 차선, 그리고 삶의 주행 -예연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차량은 결코 하나의 차로만 고집하지 않는다. 도로교통법은 차로와 차선을 엄격히 구분한다. 자동차가 달리는 물리적인 공간은 '차로'이며, '차선'은 그 차로와 차로를 구분하기 위해 바닥에 그려진 단순한 선일 뿐이다. 차선은 통행을 막아서는 벽이 아니라, 오히려 차로와 차로 사이를 안전하게 넘나들며 목적지까지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연한 기준선이다. 내 삶의 여정 역시 두 개의 차로를 유연하게 달리는 과정이었다. 낮 동안 철저한 이성과 과학적 수치로 부실에 맞서던 '공돌이'의 삶이 하나의 차로였다면, 저녁 6시 성당의 종소리와 함께 진입하는 신앙의 삶은 또 다른 차로이다. 돌아보면 내 삶의 한 축은 철저히 기계쟁이의 정밀함과 이성의 차선 위에 ..

Echoes of Thought 2026.05.31

포크에 찔린 빵 한 조각, 그리고 무수축의 나날들

오늘 수필포크에 찔린 빵 한 조각, 그리고 무수축의 나날들 - 예연1995년 6월, 부산 3부두 앞 시멘스 클럽의 아늑한 조명 아래서 내 인생은 예고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은퇴한 전무와 그의 고향 친구, 그리고 현직 지점장이 엮어 놓은 정밀한 그물망에 걸려, 나는 결국 포크에 찔린 빵 한 조각조차 삼키지 못한 채 대기업 소장의 자리를 내려놓아야 했다. 내가 밀려난 곳은 번듯한 사옥이 아니라, 흙먼지 흩날리는 허허벌판 공장 부지였다. 맨땅에서 상장회사의 기틀을 세우는 일은 사기꾼 업자들의 검은 손아귀와 맞서는 고독한 전쟁이었다. 원리와 이론에 대한 깊은 학습 없이 눈동냥으로 기술을 흉내 내던 현장 십장들은 나를 향해 “알지도 못하는 놈이 어디서 참견이냐”라며 핏대를 세웠다. 그러나 1mm의 오차도 허..

Echoes of Thought 202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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