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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118

에스프레소 한잔의 묵상

에스프레소 한잔의 무상(無常), 그리고 안성맞춤의 영성 오늘 오전 10시, 평일 미사를 마치고 성당 휴게실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성전 안의 거룩한 침묵에서 빠져나와 마주한 휴게실은, 저마다의 삶의 보따리를 들고 찾아온 이웃들의 정겨운 온기로 가득했습니다. 자리에 앉아 에스프레소 한잔을 들었을 때, 문득 잔의 촉감에 시선이 머물렀습니다.자판기 종이 잔 대신 내 손에 쥐어진 것은 뜻밖에도 차가운 황금빛을 띠는 작은 놋그릇, 바로 경기도 안성의 명산품인 '안성 유기(鍮器)'였습니다. 서양의 가장 진한 커피인 에스프레소가 동양의 장인 정신이 깃든 작은 유기 잔 속에 담겨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뜨거운 커피를 입에 머금으며 잔을 가만히 만져봅니다. 잘 만들어진 안성 유기를 두고..

Sacred & Spiritual 2026.07.25

예수의 제자 세족례(洗足禮)에 대한 소고

예수의 제자 세족례(洗足禮)에 대한 소고 : 머리의 지성에서 발바닥의 영성으로지난번 부산 광안성당 장대골 성지를 걸으며, 물리학의 후크의 법칙을 빌려 '십자가의 길은 곧 발바닥의 길(Via Crucis, Via Pedum)'이라는 묵상을 나눈 적이 있습니다. 머리로 계산하는 차가운 지식은 작은 시련에도 쉽게 부러지지만, 진흙을 묻히며 걸어가는 정직한 발바닥에는 쓰러질지언정 다시 일어서는 영적 탄성이 존재한다는 고백이었습니다.그 사색의 연장선상에서, 문득 그리스도께서 수난 전날 밤 몸소 그 '발바닥의 길'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셨던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요한복음 13장의 세족례(洗足禮)입니다.복음서의 파격, 무릎 꿇은 창조주공관복음(마태오·마르코·루카)이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빵과 포도주를 나누는 '성체..

Sacred & Spiritual 2026.07.25

"Via Crucis, Via Pedum."

십자가의 길 묵상 "Via Crucis, Via Pedum."(비아 크루치스, 비아 페둠)· 뜻: 십자가의 길은 곧, 발바닥의 길이다. 부산 광안성당 장대골 성지에서 걷는 십자가의 길은 내 영혼을 비추는 거울이었습니다.머리로만 계산하는 차가운 지식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지만, 발바닥으로 버텨내는 신앙에는 영적인 탄성이 존재합니다. 물리학자 후크가 말한 ‘복원력(Hooke's law)’의 신비처럼 말입니다. 십자가의 길에서 세 번이나 넘어지셨던 예수님의 모습은, 육체라는 물질이 버틸 수 있는 '탄성 한계'를 완전히 넘어선 절망의 순간들이었습다.그러나 그 세 번의 넘어짐은 실패가 아니었습니다.오히려 외부에서 가해지는 압도적인 고통과 압박 속에서도, 끝내 인류 구원이라는 원래의 사명으로 돌아가려는 영..

Sacred & Spiritual 2026.07.24

숫자로 보는 (유대,기독교, 꾸란) 경전의 세계

숫자로 보는 경전의 세계우리가 흔히 접하는 성경과 꾸란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자라났지만, 각 전통마다 책의 구성과 권수가 다릅니다. 숫자로 정리해 보면 그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유대교 타나크: 24권가톨릭 구약: 46권 (외경 포함)개신교 구약: 39권신약 성경: 27권꾸란: 114개의 수라(장)가톨릭 성경은 구약 46권과 신약 27권을 합쳐 총 73권, 개신교 성경은 구약 39권과 신약 27권을 합쳐 총 66권입니다. 꾸란은 책의 권수 개념이 아니라 11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뿌리는 하나, 가지는 다양이 숫자들의 차이는 단순한 편집상의 문제가 아닙니다. 각 공동체가 신앙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책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는지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 뿌리는 하나입니다.유대교, 기독교,..

카테고리 없음 2026.07.23

나는 발바닥 신자

"I call myself a 'faith-at-the-feet' Catholic. Because when the head starts calculating, faith becomes corrupted."(저는 제 자신을 '발바닥 신자'라고 부릅니다. 머리가 계산을 시작하면 신앙은 오염되기 때문입니다.) Reflection on St. Anthony of Padua St. Anthony of Padua stands as a luminous figure of humility and compassion — a saint whose life reminds us that holiness is not found in eloquence or intellect alone, but in the simplicity o..

카테고리 없음 2026.07.22

무화과나무 아래서 (Under the Fig Tree)

[AI 음악실] 무화과나무 아래서 (Under the Fig Tree) — Suno AI로 빚은 가을의 찬가“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 요한 복음서 1장 48절 —무화과나무 아래에 앉아 있던 나다나엘은, 세상의 소란과 분주함을 잠시 내려놓고 홀로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구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고요한 자리에서 나다나엘은 아직 보지 못한 메시아를 향한 갈망과 기다림으로 마음을 채우고 있었습니다.예수께서는 그 은밀한 자리까지 보셨고, 그 깊은 갈망을 알아주셨습니다.가을의 길목에서 바라본 무화과는, 겉으로는 꽃이 없는 열매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수백 개의 작은 꽃을 껍질 안에 감추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밀한 아름다움, 그것은 마치 우리..

수영강변 완보가

수영강변 완보가(아니리) “날씨는 매구같이 더운 칠월 삼복더위라 카는데! 유혹을 작살내뿌네 아파트, 문을 쾅 열고 나선 사나이! 카톨릭 신자 정 안토니오, 가슴에 성호 사악 긋고, ‘주님, 내 오늘 반여동 바른길 병원까지 다녀오겠심더!’” (중모리) “팔도시장 골목길 슥슥 지나갈 제, 떡볶이 족발 냄새가 코를 찌르네! ‘치아라 마! 내 오늘 오직 걷기만 한다!’ 유혹을 작살내뿌네, 얼쑤 좋다!” (자진모리) “걸어라 안토니오, 왕복 십육 킬로미터! 수영강변 산책로를 두 발로 다 조져뿌고, 이만 오천 보 대장정, 주님 찬미하며 쿵쾅쿵쾅! 마! 부산 광안리 안토니오 가라사대, 걷기가 최고라카이!” (중모리) “반여동 바른길병원 찍고 터덜터덜 내려오는 길, 강바람이 땀을 씻어내고, 숨을 고르며 감사의 기도! ..

Echoes of Thought 2026.07.20

술 이야기

酒道有段 (주도유단)술의 길에는 단과 급이 있으니酌酒辨精微 (작주변정미)술을 따르며 그 정밀하고 미묘함을 분별하니縱橫各有機 (종횡각유기)마시는 기틀마다 저마다의 경지가 있구나.狂愚功利飮 (광우공리음)미련하게 목적과 공리를 위해 마시는 술은未識諦中歸 (미식체중귀)술의 참된 진리(진체)로 돌아가지 못하네.愛嗜開新眼 (애기개신안)애주와 기주의 경지에 이르러 새로이 눈을 뜨고賢聖忘是非 (현성망시비)주현과 주성에 도달하니 이르고 그름을 잊는도다.悠悠任運適 (유유임운적)유유자적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나니涅槃醉中飛 (열반취중비)마지막 열반의 술잔 속에 마음이 날아오르네.시어 및 해설精微 (정미) / 各有機 (각유기): 술을 마시는 연륜, 친구, 기회, 동기, 버릇에 따라 바둑처럼 급과 단의 경지가 나뉨을 뜻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6.07.20

묵상 전도몽상

성당 휴게실에서 에스프레소 한잔 곁들이시며 정 안토니오 창작 판소리 묵상 (전도몽상) "에헤라— 들어보소, 은총의 파티마 쎌 교우 여러분 들어보소! 오늘 이 뒤집힌 세상의 헛된 꿈인 '전도몽상(顚倒夢想)'을 단박에 깨치는 기가 찬 이바구 보따리 하나 들고 나왔다 카이!여러분, 온 세계를 지배하는 기업 '구글(Google)'을 다들 아실 게요. 근디 이 이름이 사실은 원래 수학에서 가장 거대한 숫자인 '구골(Googol)'을 치려다가 손가락이 삐끗— 자판을 잘못 눌러 탄생한 위대한 오타였다는 사실! 1 뒤에 동그라미가 무려 백 개나 붙는 그 거대한 '구골'의 숫자가 오타를 거쳐 '구글'이 되었는디!근데 가만 보이소 마! 이 놀라운 오타의 신비가 저 멀리 미국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오늘 우리 묵상 장단에도..

廻路愁思 (회로수사)

廻路愁思 (회로수사 : 회전교차로에서의 시름)愛 隱 眼 手 寒 (애은안수한)사랑은 숨어 보이지 않으니 눈과 손이 시리고月 瞬 夜 不 孤 (월순야불고)달님이 윙크해 주니 이 밤은 외롭지 않네初 駕 五 倫 轉 (초가오륜전)초보 운전자는 오륜(五倫)의 회전로를 맴도는데(삼강오륜의 도리와 회전교차로를 뜻하는 '오륜'에서 헤매는 모습입니다.)猶 如 西 面 迷 (유여서면미)마치 옛날 서면 로터리에서 길을 잃은 것만 같구나(빠져나가지 못하고 임의 수신호만 기다리며 뱅뱅 도는 마음을 옛 부산 서면교차로에 비유했습니다.) 더보기1970s Korean trot folk, acoustic guitar, sentimental accordion, nostalgic, emotional male vocals, slow tempo,..

카테고리 없음 2026.07.19

전도몽상 (顚倒夢想)

전도몽상 (顚倒夢想)오늘 나는 가톨릭 신앙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 여러 종교 전통이 말하는 '뒤집힌 생각'과 '헛된 집착'을 깊이 묵상한다.사물을 바르게 보지 못하고 거꾸로 뒤집어 생각하는 인간의 무지, 그것이 바로 전도몽상 (顚倒夢想)이다이 비극적인 착각에 대해 인류의 위대한 종교 전통들은 저마다의 언어로 경종을 울려왔다.전통전도몽상의 해석 (현상)극복 방법 (지향)불교무상(無常)을 영원이라 착각하고 괴로움을 즐거움이라 오해하는 중생의 무명(無明)반야지혜를 깨닫고 무집착을 통해 열반에 도달유교눈앞의 욕망과 외물에 집착하여 본래의 선한 본성을 잃어버린 상태인심(人心)의 혼란을 가라앉히고 도심(道心)을 회복이슬람교샤이탄(악마)의 속임수에 넘어가 덧없는 세속적 부와 권력에 집착하는 허망함(바트릴)알라의 절대..

카테고리 없음 2026.07.18

파티마 발현 메시지와 러시아 봉헌의 흐름

1. 파티마 발현과 메시지의 시작 (1917년)1917년 7월 13일, 성모 마리아는 세 번째 발현에서 목동들에게 세 가지 비밀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중 '파티마의 제2비밀'이 바로 러시아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핵심 메시지: 러시아가 회개하지 않으면 그들의 오류(무신론적 공산주의)를 전 세계에 퍼뜨려 전쟁과 교회의 박해를 일으킬 것이며, 이를 막기 위해 "교황이 전 세계 주교들과 일치하여 러시아를 나의 티 없는 성심에 봉헌할 것"을 요청했습니다.성모님은 이 봉헌이 이루어지면 러시아가 회개하고 세상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2. 루치아 수녀의 환시와 구체적 요구 (1929년)생존한 목동이었던 루치아 수녀는 스페인 투이(Tuy)의 수녀원에서 생활하던 중, 1929년 6월 13일 다시 한번 환시를..

Sacred & Spiritual 2026.07.18

전도몽상 (顚倒夢想) : 반야심경과 성경의 만남

오늘의 묵상 : 전도몽상 (顚倒夢想)— 반야심경과 성경의 만남『반야심경』에는 “원리전도몽상(遠離顚倒夢想) 구경열반(究竟涅槃)”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이는 뒤바뀐 헛된 생각에서 멀리 떠나야 비로소 완전한 깨달음에 이른다는 뜻입니다.불교에서는 인간이 영원하지 않은 것을 영원하다고 믿고(무상), 괴로운 것을 즐겁다 여기며(고),고정된 자아가 없음에도 내 것에 집착하고(무아), 깨끗하지 않은 것을 청정하다고 착각하는네 가지 전도(顚倒)된 마음을 경계합니다. 불교는 전도몽상에서 벗어나 열반을 향해 나아가라 하고,가톨릭 신앙 역시 이처럼 본질을 보지 못하는 인간의 왜곡된 시선을 엄중히 경고합니다.두 전통은 서로 다른 언어를 쓰지만, 결국 같은 진리를 가르칩니다 가톨릭 성경(마태오 6,19-21)19 “너희는 자신을..

Sacred & Spiritual 2026.07.17

GRACE AND MERCY

GRACE AND MERCY(은총과 자비)은총은 인간의 노력이나 공로가 아닌, 하느님께서 거저 주시는 선물입니다. 에페소서 2장 8절은 “여러분은 은총에 의하여 믿음을 통하여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여러분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입니다.”라고 증언합니다. 은총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구원의 길을 열어 주며, 믿음을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를 가능하게 합니다. 내가 아무리 애써도 닿을 수 없는 그 길을, 주님은 은총으로 열어 주십니다. 그 은총 안에서 나는 믿음을 배우고, 구원의 빛을 바라봅니다. 은총은 나의 빈손을 채우는 빛이 되고, 메마른 마음에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자비는 은총과 함께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또 다른 얼굴입니다. 애가 3장 22–23절은 “주님의 자비는 끝이 없고, ..

Sacred & Spiritual 2026.07.16

오늘의 묵상(오늘 초복)

오늘의 묵상 성당 휴게실에서 에소프레소 한 잔과 함께칠십이 세(七十二 歲) 인생고개 굽이굽이 지내온 몸오늘 초복(初伏) 하루만큼은 모든 시름 다 잊고하늘의 은총 속에 허허실실 웃어봤네점심나절 광안성당 ‘성인들의 모후’ 쁘레시디움단원들과 마주 앉아 정겨운 비빔밥 한 그릇 나누니협조단원 이 내 마음에도 성모님 사랑 가득하고오후의 발걸음은 어느새 낙동강을 향해 달리네인제대역 뜨거운 삼계탕 국물로 든든히 몸을 채우고대학 친구 상호와 소주 한 병 기울이며 주고받은 해후저녁 일곱 시 김해성당 레지오 마리애 가야 한다며바삐 돌아서는 친구의 뒷모습에 축복을 빌어주었네3호선 환승하여 다시 낙동강을 건너오니달리는 창밖으로 저녁노을 붉고 고와라저 물길은 쉬지 않고 바다로 흘러가누나내 백발도 느긋하게 저 강물을 닮아 가네세..

카테고리 없음 2026.07.15

십자가와 훈민정음의 모음 구조

훈민정음의 모음 구조와 십자가: 양음(陽陰)이 만나는 사랑의 수식(十) 수학에서 무한한 확장을 뜻하는 더하기 기호(十)는 기독교 신앙에서 가장 거룩한 십자가(十字架)로 피어납니다. 십자가는 단순히 나무를 겹쳐놓은 고통의 형틀이 아닙니다. 그것은 수평으로 흐르는 ‘인간 역사(시간의 함수)’와 수직으로 내려오는 ‘신의 은총’이 조화롭게 교차하는 가장 완벽한 사랑의 수식입니다. 성당 감실 앞에 홀로 앉아 주님이 지신 그 십자가(十)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하느님께서 우리말 훈민정음(訓民正音) 속에 심어두신 모음의 구조를 대입해 보았습니다. 하늘(·), 땅(ㅡ), 사람(ㅣ)이라는 천지인의 원리로 만들어진 이 신비로운 자모의 선들이 크로스(Cross)되는 십자가의 형상 속에는, 냉혹한 시간의 함수 f(t) 속에서..

Sacred & Spiritual 2026.07.14

廣安沙場 憶初戀 (광안사장 억초련)

廣安沙場 憶初戀 (광안사장 억초련) 화순 송석정에서 광안리 백사장까지, 60년의 세월 오늘 낮, 서울에서 날아온 오랜 절친의 전화 한 통은 내 마음의 시계를 단숨에 60년 전, 눈부셨던 청춘의 한 페이지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내 어린 시절 고향은 전라도 화순. 맑은 지석천 변에 노송과 바위가 어우러진 송석정(松石亭)이 묵묵히 서 있던 곳이었습니다. 소풍을 가던 날,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 자연과 우주를 헤아리던 소년 소녀는 어느새 70 초로가 되어, 푸른 물결이 일렁이는 석촌호수 산책로를 나란히 걸었습니다. 자네가 환하게 웃을 때면 그 맑은 웃음소리가 내 마음속 가장 깊은 자리에 그대로 새겨지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홀로 광안리 백사장을 찾았습니다. 파도는 발끝을 스치며 장난을 치고, 바람은 자꾸..

카테고리 없음 2026.07.13

믿음은 짝사랑

가사:(1절) 남을 좋아하면 내가 즐겁고 (아~하~) 남을 사랑하면 내가 기쁜 것을...십대 어린 날엔 미처 몰랐네 세월이 가고 보니 이제야 아네바라지 않는 마음 대가도 없는 마음 그것이 사랑이더냐 그것이 신앙이더냐 (후렴)말을 안 해도 우린 다 알지 (아~하~)믿음과 사랑이 돌고 돌아서 결국엔 하나가 된 내 마음이 시원한 인생의 동반자여(2절) 종교가 무엇이냐 물어본다면 바라만 보아도 가슴 벅찬 짝사랑이지...예순 해 긴 세월이 눈 깜짝할 사인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해 무슨 이야기가 필요해지나온 주름 속에 우리 인생이 다 있네 (후렴 반복) 더보기ㅋ 트로트 스타일, 나훈아 감성, 구수하고 애절한 보컬느린 템포, 6/8 박자, 아코디언과 기타 반주무대 위에서 관객과 교감하는 듯한 라이브 느낌 Multa..

Echoes of Thought 2026.07.13

동삼동 전봇대와 주공(酒工) 선생

전공 못 찾아 먹은 공돌이 기계과 출신이 민중의 지팡이에게 던진 '한풀이 제안'지금은 컴퓨터 클릭 몇 번으로 도면을 그리고 계산을 하는 세상이지만, 50년 전인 1970년대의 공대생들에게는 오직 두 가지 무기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가슴 주머니에 꽂아 둔 '계산척(Slide Rule)'과 어깨에 메고 다니던 '제도용 T자'였지요 당시 대학 강의실에서 자연상수 e와 열역학 법칙을 달달 외우던 기계공학과 청년이었던 나. 하지만 졸업 후 첫발을 내디딘 곳은 역학 도면을 만지는 곳이 아니라, 외계어 같은 회계 장부(분개장, 원장, 수불카드, 시산표...)가 가득한 자재 구매 부서을 거처 물류관리 보세장치장 보세창고 였습니다.그야말로 전공은 하나도 못 찾아 먹고 숫자가 안 맞아 밤을 새우며 혹독하게 홍역을 치렀습니..

카테고리 없음 2026.07.13

나는 자랑스러운 '발바닥 신자'

나는 자랑스러운 ‘발바닥 신자’다.인생은 참으로 묘한 화분(一盆裡)과 같아서, 지나온 모든 순간의 작은 조각들이 차곡차곡 더해져 하나의 큰 행복을 만들어낸다.얼마 전 평일 미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문득 바지 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다가 반백 년 전의 기억 하나를 만지작거렸다. 9년의 학창 시절 동안 내 시선 속에 늘 들어와 있던 단발머리 소녀. 어느덧 칠십의 나이가 되어, 마음 속 깊은 密陽을 두고 마주 앉아 뜨끈한 선짓국 한 그릇을 나누던 순간, 말하지 못해 더 아름다웠던 청춘의 ‘보라 향기’가 아련히 피어올랐다. 그렇게 그리운 벗을 깊은 비밀스런 밀양(密陽)에 두고 다시 구포역에서 수영행 지하철에 몸을 싣고 돌아오는 길, 나는 종교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종교는 머리로 믿는 것이 아니라, ..

Echoes of Thought 2026.07.12

江聲泉川微笑香 (강성천천미소향)

廣安海碧晴光映 (광안해벽청광영)慢軌火車北路長 (만궤화차북로장)湧天回東水營江 (용천회동수영강)江聲泉川微笑香 (강성천천미소향)鐘路豚肴烟霧隱 (종로돈효연무은)手裹佳肴入口餉 (수과가효입구향) 首爾城內川流闊 (서울성내천류활)不使初戀老夕陽 (불사초련노석양)湧泉相會情無盡 (용천상회정무진)千回萬謝意綿疆 (천회만사의면강) 더보기(Verse 1) 광안리 바다 푸른 빛 속에 햇살은 맑게 나를 비추네 느리게 달리는 기차 길 따라 북쪽으로 이어진 긴 여정 (Pre-Chorus) 수영강 물결은 하늘로 솟아 동쪽으로 흐르며 노래하네 강물 소리 속에 미소가 번져 내 마음은 향기로 가득해 (Chorus) 부산에서 서울로 이어진 길 첫사랑은 저녁노을 속에 빛나네 흐르는 시간 속에 변치 않는 맘 영원히 감사하며 노래하리 (Ver..

Echoes of Thought 2026.07.11

반쪽자리 종은 울리지 않는다

선거철 바람이 불어 사회는 이혼 소송장처럼 갈라지고, 거짓의 신호수들이 세상을 나누며 선동한다. 상대를 파멸시켜야 내가 산다고 믿는 풍경, 이 참담한 사막이 과연 우리가 꿈꾼 민주주의인가.본래의 민주주의는 칼로 물을 베는 것과 같아야 한다. 칼날이 지나가도 물은 다시 합쳐지듯, 수소 둘과 산소 하나가 경계 없이 결합하여 생명의 근원이 되듯, 서로 다른 생각도 유연하게 섞여야 한다.반쪽짜리 종은 결코 울리지 않는다. 좌우의 무게가 대칭을 이룰 때에 비로소 맑고 장엄한 소리가 울린다. 나와 다른 생각은 틀린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화합의 편차일 뿐이다.내 신앙은 맹목이 아닌 이성적 양심의 과학이다. 선동의 가짜 신호를 깨끗하게 걸러내고, 내면의 절대자와 고독하게 마주 서서 단단한 중심을 잡아야 한다. 내 깜..

Echoes of Thought 2026.07.10

모든 성인듣의 모후Pr 2000차 주회(26-22)

🎵 축가성모님의 품 안에서 빛나는 다섯 보석- 모든 성인의 모후 Pr. 2000차 주회를 축하하며(1절: 은총의 부르심)광안의 푸른 바다 성모님의 군대로이천 번의 걸음마다 은총이 가득하네주님께서 사랑으로 불러주신 다섯 이름모든 성인들의 전구 속에 오늘 여기 모였네(2절: 성인들의 발자취와 다섯 단원)진리를 향해 굳건했던 유스티나 홍경실,그 맑은 신앙의 향기 우리를 깨우고언제나 뜨거운 사랑으로 살았던 데레사 김순연,주의 작은 꽃 되어 향기를 전하네.눈물의 기도로 가정을 지켜낸 모니카 조영임,어머니의 강인한 기도가 이곳에 흐르고오상과 지혜의 박사 카타리나 백정필,주님 향한 깊은 영성 교회를 비추네.또 한 분의 사랑스런 꽃 데레사 최영순,겸손한 봉사의 마음 주님께 드리며성인들의 거룩한 이름 가슴에 품은 이들..

Echoes of Thought 2026.07.08

어째야쓰(노/까)?

어째야쓰(까/노)? -예연 정승연1어째야쓰까, 니 생각만 허벌나게 난다 들판에 바람 불어도 내 맘은 니 곁에 서 있제 그라제,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니 웃음소리 한 번이면 내 가슴이 달아분다 사랑이란 게 참, 묘한 거여 잊을라 해도 자꾸만 되살아나는 그리움이제 2니 없으면 어째야쓰노, 내 맘이 허전하다 아이가 바다 바람 불어도 니 목소리만 귓가에 맴돈다 사랑한다 카이, 이 말이 입술 끝에서 자꾸만 맴돌아도 차마 니 앞에선 못 내뱉는 게 내 바보 같은 심정이다 그래도 니 웃음 한 번이면 세상 다 가진 기분이라, 내는 오늘도 니만 바라본다 아이가 더보기[Verse 1 - 호남 방언, 애틋하게] [End, 니 생각만 허벌나게 난다들판에 바람 불어도 내 맘은 니 곁에 서 있제그..

Echoes of Thought 2026.07.08

「은총의 파티마 쎌기도 26-21」

「은총의 파티마 쎌기도」재난 속에서의 나눔 성모님, 손길 따라 (불 길 속의 빛)1성모님 손길 따라 걷는 길, 빛으로 인도하소서.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주님의 사랑 찬미하네.아베 아베 아베 마리아, 은총 가득한 어머니,우리의 기도 들어주소서.사랑으로 하나 되어, 주님께 영광 돌리리.2불길 속에 잃어버린 집과 삶, 눈물로 가득 찬 그 길에,우리의 작은 손길 모으니, 주님의 사랑 다시 빛나네.주여, 우리의 나눔을 받아주소서.옷가지와 신발, 따뜻한 마음, 작은 정성을 모아 드리니,희망의 불꽃 다시 타오르네.3성모님 품 안에서 하나 되어, 서로의 아픔을 짊어지네.기쁨과 슬픔 함께 나누며,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네.아베 아베 아베 마리아, 은총 가득한 어머니,우리의 기도 들어주소서.사랑으로 하나 되어, 주님께..

Echoes of Thought 2026.07.07

口袋裡的愛 (주머니 속의 사랑)

口袋裡的愛 (주머니 속의 사랑)當我小時候看見那個女孩時,(내 어린 시절 한 소녀를 보았을 때)心跳快到連呼吸都覺得困難,多麼地讓人心動。(가슴이 숨쉬기조차 어렵게 설레었다.)然而,我卻完全不敢表露出來。(그러나 전혀 내색할 수는 없었다.)那是一個無論在清醒的夢中,(깨어 있는 꿈으로도 꿈꿔지고)還是沉睡的夢裡,都好想見到的人。(잠들어있는 꿈으로도 보고픈 한 사람.)那句「我愛你」始終沒能說出口,(“사랑해”란 이 말 한마디를 뱉지 못하고)只能放在口袋裡悄悄捏著、揉著,(주머니에 넣고 만지작거린)一眨眼,竟然就這樣過了半個世紀。(세월이 반백 년이다.) 주머니 속의 사랑 내 어린 시절 한 소녀를 보았을 때가슴이 숨쉬기조차 어렵게 설레었다.그러나 전혀 내색할 수는 없었다. 깨어 있는 꿈으로도 꿈꿔지고잠들어있는 꿈으로도 보고픈 한 사람 ..

Echoes of Thought 2026.07.06

七旬餘歲懷初戀 (칠순여세회초련)

七旬餘歲懷初戀 - 砅涓 鄭承衍(예연 정승연) 白髮臨風憶舊盟 (백발임풍억구맹)— 백발로 바람 맞으며 옛 맹세를 기억하니夏蘭幽馥寄深情 (하란유향기심정)— 여름 난초 그윽한 향기에 깊은 정을 기탁하네炎陽不減心中念 (염양불감심중념)— 불타는 태양도 마음속 그리움 줄이지 못하고 清影猶隨夢裏聲 (청영유수몽리성)— 맑은 그림자는 여전히 꿈속의 목소리를 따르네 七旬餘歲懷初戀 (칠순여세회초련)— 일흔 넘은 나이에 첫사랑을 품었으니孤影長留伴月明 (고영장류반월명)— 외로운 그림자 길게 머물며 밝은 달을 동무 삼네今宵獨坐松風下 (금소독좌송풍하)— 오늘 밤 소나무 바람 아래 홀로 앉아 있으니一笑難忘少年生 (일소난망소년생)— 그 시절 소년의 아련한 미소를 잊기 어렵구나

Echoes of Thought 2026.07.05

手機充心 (수기충심)

手機充心 (수기충심)愛似手機電自充 (애사수기도자충)日開螢幕見初容 (일개형막견초용)金陵守口鐵長幕 (금릉수구철장막)望美廣安情更濃 (망미광안정갱농) 望山擧盃望京去 (망산거배망경거)城內川流促語通 (성내천류촉어통)昔日難言今盡吐 (석일난언금진토)砅涓聽聲意無窮 (예연청성의무궁) 사랑은 휴대폰 배터리를 스스로 가득 채우듯 끊임없이 차오르고,매일 화면을 열 때마다 당신의 첫 얼굴 마주하네.'크레믈린 철의 장막'이라 놀림 받던 소년의 굳은 입술이었건만,이곳 광안리에서 그때 그 아름다움 바라보니 그리움만 더 짙어지네.망산에 올라 배산(술잔 산)에 술 채우고 저 멀리 서울 하늘 향해 잔을 드니,할머니 된 그녀 살고 있을 성내천 물길이 우리들의 대화를 재촉하는구나.그 시절 수줍어 차마 못 했던 말들 이제야 스마트폰에 다 토해..

Echoes of Thought 2026.07.04

신앙은 짝사랑이다

주님, 저의 신앙은 조건 없는 짝사랑임을 깨닫습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응답을 요구하지 않고, 그저 주님께서 계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제 마음은 벅차고 평안합니다. 바람에 흔들려도 꺾이지 않는 꽃처럼, 제 영혼도 주님 앞에서 고결하게 서 있기를 원합니다. 날마다 해처럼 맑은 마음으로, 주님을 향한 사랑을 숨김없이 드리게 하소서. 남을 사랑하면 제가 기쁘고, 남을 이해하면 제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그와 같이, 주님을 사랑하는 이 짝사랑이 제 삶을 끝까지 이끌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저는 성당 감실 앞에 홀로 앉아, 주님과 눈빛을 나누며 비밀스러운 기쁨을 맛봅니다. 이 사랑이 영원히 이어지게 하소서. Pax tecum, 평화가 우리와 함께하기를. 더보기신앙은 마, 짝사랑이다카이성당 기도회 가가 '영..

Echoes of Thought 2026.07.03

蘭花禮讚 (난화예찬) - 砅涓

蘭花禮讚 (난화예찬) - 砅涓初情粉蝶落風前 (초정분접락풍전)첫사랑 분홍 나비는 바람 앞에 떨어지고獨愛紫香空度年 (독애자향공도년)짝사랑 보라 향기는 부질없이 세월만 보냈네.暮至黃花雖有悟 (모지황화수유오)저물녘 노란 꽃(늦사랑)에 비록 깨달음은 있으나家中白蘭最堪憐 (가중백란최감련)집안의 하얀 난초(우리 집 사람)가 가장 사랑스럽구나. 平生獻身如常月 (평생헌신여상월)평생의 헌신은 언제나 떠 있는 달과 같고盡夜溫柔似淑賢 (진야온유사숙현)날이 다하도록 온유하니 맑고 어질도다.萬色終歸一盆裡 (만색종귀일분리)온갖 색깔 결국 한 화분(인생) 속으로 돌아가니淸香滿屋福無邊 (청향만옥복무변)맑은 향기 집안에 가득해 복이 끝이 없네 .妻君寬恕歌 (처군관서가)視線雖向黑板上 (시선수향흑판상) 시선은 비록 칠판 위를 향해 있었으..

Echoes of Thought 202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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