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sunoai 3

설재의 노래

설재의 그림자금성산 자락에 서면, 바람 속에서 옛 선비의 기개가 느껴진다. 설재 정가신은 단순히 한 시대의 학자가 아니었다. 그는 고려의 혼란 속에서도 학문과 충절을 지켜낸, 역사의 굳은 돌과 같은 존재였다. 황제와 교류하며 나라의 위상을 높였던 그의 발걸음은 오늘날에도 후손들의 기억 속에 살아 있다. 그의 이름은 단지 족보의 한 줄이 아니라, 가문과 나라를 잇는 정신의 기둥이었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묻는다. “진정한 역사는 어디에 남는가?” 책 속의 기록이 아니라, 후손의 마음 속에, 그리고 우리가 지켜내야 할 가치 속에 남는다.역사는 기록이 아니라, 노래처럼 이어지고, 바람처럼 퍼져 나간다. 28세손 예연 정승연이 다시 부른 이 노래는 조상의 숨결을 오늘에 되살리고,후손의 책임을 내일로 이어..

Echoes of Thought 2026.06.08

이슬람과 한국사:

오늘 일요일, 활기찬 노포동 오시게 5일장의 장터 마실을 다녀오고 경건한 성당 주일 미사와 파티마 쎌 기도회에 출석하며 안방 사령관의 레이더망을 벗어나 온전한 자유를 누렸다.거친 삶의 좌표 위에서 문득 머리를 스친 것은, 54년 전 1972년의 유월에 고2 소년이 품었던 문학적 사색을 넘어, 무려 천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우리 역사 속 이방인들의 숨결이었다.우리는 흔히 서양의 기독교 문명이 이 땅에 먼저 닿았다고 생각하지만, 역사의 진실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초승달의 푸른 빛은 십자가보다 훨씬 먼저 이 땅의 흙을 밟았다.1. 신라 시대: 실크로드의 끝에서 만난 아랍 신라는 당나라와 활발히 교류하며 국제적인 국가로 성장했고, 이때 이슬람 제국(아바스 왕조 등)의 무역상들이 실크로드와 바닷길을 통해 신라..

Echoes of Thought 2026.06.07

송강과 진옥, 그들과 나만 아는 비밀의 노래

54년 만에 던지는 발칙한 질문: 살송곳과 골풀무의 밤1972년, 푸르던 고등학교 2학년 국어 시간. 춘향전의 애틋한 대목이 지나가고, 문득 교과서 바깥에서 송강 정철과 평양 기생 진옥의 서슬 퍼런 시 문답을 접했다. 당대 최고의 문장가와 절세가인이 주고받은 날 것 그대로의 문장은 열일곱 소년의 심장을 세차게 흔들었다. 송강이 먼저 진옥의 이름을 희롱하며 은밀한 옥이 옥이라커늘 번옥만 여겼더니이제야 보아하니 진옥일시 적실하다 내게 살송곳 있으니 뚫어 볼가 하노라 그러자 진옥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정승의 이름인 ‘철’을 받아치며 대담한 화답을 보낸다.철이 철이라커늘 섭철만 여겼더니이제야 보아하니 정철일시 분명하다 내게 골풀무 있으니 녹여 볼가 하노라 살송곳으로 뚫겠다는 사내의 날카로운 기세에, 뼈까지 ..

Echoes of Thought 2026.06.07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