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cred & Spiritual

"Via Crucis, Via Pedum."

砅涓 鄭承衍 2026. 7. 24.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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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길 묵상

 

"Via Crucis, Via Pedum."
(비아 크루치스, 비아 페둠)

·  뜻: 십자가의 길은 곧, 발바닥의 길이다.

 

부산 광안성당 장대골 성지에서 걷는 십자가의 길은 내 영혼을 비추는 거울이었습니다.

머리로만 계산하는 차가운 지식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지만, 발바닥으로 버텨내는 신앙에는 영적인 탄성이 존재합니다. 

물리학자 후크가 말한 ‘복원력(Hooke's law)’의 신비처럼 말입니다. 

십자가의 길에서 세 번이나 넘어지셨던 예수님의 모습은, 육체라는 물질이 버틸 수 있는 '탄성 한계'를 완전히 넘어선 절망의 순간들이었습다.

그러나 그 세 번의 넘어짐은 실패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외부에서 가해지는 압도적인 고통과 압박 속에서도, 끝내 인류 구원이라는 원래의 사명으로 돌아가려는 영적 복원력의 증명이었습다.

 

짓누르는 십자가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그분 내면에서 솟구친 사랑의 복원력은 더욱 거대해졌던 것입니다.

교만과 계산으로 가득 찬 머리는 작은 시련에도 신앙을 포기하고 꺾여버리지만, 진흙을 묻히며 걸어가는 정직한 발바닥은 쓰러질지언정 매번 그 사랑의 힘으로 다시 일어섰습니다.

 

박해의 기억

조선 후기, 경상좌수영 장대가 있던 이곳은 권력의 상징이자 처형의 장소였습니다.

신앙을 버리라는 명령 앞에서 끝내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던 신자들이 이 자리에서 순교했습니다. 그들의 발자국은 피로 물들었지만, 오늘날 우리의 발걸음은 그 기억을 따라 걷습니다.

이곳 장대골에서 피를 흘린 순교자들의 삶 역시, 세상의 잔혹한 칼날 앞에서도 부러지지 않고 천국을 향해 튕겨 올라간 영적 탄성의 증거자들이 아니었을까.

 

나의 신앙은 작은 충격에도 금이 가버리는 유리를 닮았는지, 아니면 넘어질 때마다 주님의 사랑으로 다시 일어서는 복원력을 품고 있는지, 장대골의 십자가의 길 위에서 가만히 스스로를 비추어봅니다.

 

오늘의 고백

나는 장대골 성지에서 기도합니다. 머리의 계산이 아니라, 발의 걸음으로 신앙을 증명하게 하소서. 순교자들의 피가 스며든 이 땅에서, 나의 발자국도 정직한 기도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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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 제목: 비아 페둠 (Via Pedum : 발바닥의 길)
[1절]

화려한 성전의 높은 안락의자 아래
머리로만 그리던 십자가는 차갑게 식어 가고
수많은 경전의 숫자를 세며 계산할 때
내 영혼은 교만이라는 겉치레 속에 길을 잃었네

 

[후렴] (★ 가장 깊고 웅장한 고백조로)
Via Crucis, Via Pedum!
십자가의 길은 오직 발바닥의 길입니다
머리의 계산은 온통 세상을 오염시키지만
진흙 묻은 발바닥은 결코 거짓을 말하지 않기에
오늘도 난 주님 가신 거친 땅 위로 내 발을 내딛습니다

 

[2절]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가 맨발로 걸었던 것처럼
찢겨진 마음과 잃어버린 믿음을 다시 잇기 위해
지식의 높은 성벽을 허물고 아래로 내려가
가장 가난한 이들의 눈물 속에 내 발자국을 새깁니다

 

[브릿지] (조용하고 단호한 다짐)
Calculus mentis corrumpit, vestigium pedis purificat.
이성의 계산을 멈추고, 순수한 사랑의 걸음을 걷게 하소서
숫자에 갇힌 신앙이 아니라, 한 걸음의 실천이 되게 하소서

 

[아웃트로] (잔잔하고 깊은 여운을 남기며)
내세의 문턱에서 기쁘게 보여드릴 정직한 발자국
먼지 묻은 내 걸음이 주님께 드리는 기도가 됩니다
비아 페둠, 발바닥의 길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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