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거친 돌강 위에서 실존을 묻다 주일 미사와 평일 미사 참례를 위해 매일같이 디디는 광안성당 마당과 수영 장대골 순교성지.우리 집 앞마당처럼 익숙하고 평온한 그곳을 벗어나, 오늘은 오랜 신앙의 길동무 형제님과 함께 장산의 거친 품으로 향했다. 반산초등학교 정류소에서 시작된 발걸음은 이내 장산의 웅장한 '너덜겅 두 골짜기'로 이어졌다. 약 7천만 년 전 백악기 화산 활동이 남긴 거대한 돌강. 단단하고 불규칙한 바위들이 끝없이 흘러내린 그 길은, 요령이나 지름길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실존의 현장이었다 72세와 82세. 두 노년의 길동무가 거친 바위 위에 발을 디딜 때마다, 서로의 안위를 살피는 숨소리가 고요한 골짜기를 채웠다. "남의 눈은 속여도 제 눈은 속일 수 없다"는 다짐처럼, 한 걸음 한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