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hoes of Thought

비빔밥과 백설기 (26-1)

砅涓 鄭承衍 2026. 5. 24. 16:13
반응형

 

 

비빔밥과 백설기 - 예연 

 

사월 초파일, 부처님오신날. 생각은 홀로 머물지 않는다. 세상의 벽에 부딪혀 메아리가 되고, 그 메아리는 이웃과 함께 나누는 작은 순간 속에서 살아난다.

광안성당에서 울려 퍼진 찬미의 은총을 가슴에 품고, 나는 발걸음을 금련사로 옮겼다. 이국적인 남방 양식의 대웅전은 마치 다른 세계로 들어서는 문 같았다. 부처님오신날의 자비가 담긴 비빔밥 한 그릇과 백설기 떡 한 편을 손에 쥐며, 눈 속의 들보를 거두어내는 삶의 지혜를 묵상한다.

그 순간, 마음속에 떠오른 이미지는 특별했다. 예수와 알라가 다정히 바둑을 두고, 부처가 인자하게 훈수를 두는 모습. 종교와 이념의 경계를 넘어선 천상의 평화가 눈앞에 펼쳐졌다. 광안동 골목길에서 마주친 성당 교우들과 불자들의 다정한 눈인사 속에서, 나는 그 위대한 세계가 이미 이 땅 위에 메아리치고 있음을 목격했다.

 

금련사는 단순한 사찰이 아니다. 1972년, 영남 최초의 군 법당으로 창건된 이곳은 고 강석진 회장의 헌납과 박정희 대통령의 휘호가 더해진 역사적 장소다. 베트남 전쟁의 아픔을 담아낸 탄피 범종은 이제 평화의 종소리로 승화되어 울려 퍼진다. 남방불교 양식의 독특한 대웅전은 부산의 귀한 건축 문화재로 남아, 오늘날에는 광안동 주민들의 고즈넉한 쉼터가 되었다.

 

광안성당의 은총과 금련사의 자비, 그리고 이웃과 나누는 비빔밥과 백설기 속에서 나는 깨닫는다. 종교의 벽을 허물고 서로의 삶을 받아들이는 순간, 이미 천상의 평화는 우리 곁에 와 있다는 것을.

 

 

 

 

Bibimbap and Baekseolgi

The Eighth of the Fourth Lunar Month, Buddha’s Birthday.

Thoughts do not dwell in isolation. They strike against the walls of the world to become echoes, and those echoes come alive within the small, shared moments of our community.

 

Bearing the grace of praise that resonated within Gwangan Catholic Church deep in my heart, I turned my steps toward Geumryeonsa Temple. The exotic, Southern Buddhist architecture of the Daeungjeon Main Hall felt like an entrance into an entirely different realm. Holding a bowl of Bibimbap and a piece of Baekseolgi rice cake—gifts filled with the benevolence of Buddha’s Birthday—I meditate on the wisdom of life: the calling to first remove the beam from one’s own eye.

At that moment, a distinctive image unfolded in my mind: a scene where Jesus and Allah share a friendly game of Baduk (Go), while Buddha gently offers a helpful word of advice from the side. A celestial peace that transcends the boundaries of religion and ideology materialized before me. Within the warm nods and glances exchanged between the Catholic parishioners and Buddhist believers along the alleys of Gwangan-dong, I witnessed that this sublime world is already echoing here upon the earth.

 

Geumryeonsa is no ordinary temple. Founded in 1972 as the first military Buddhist hall in the Yeongnam region, it is a historic sanctuary built through the dedication and donation of the late Chairman Kang Seok-jin of Tongmyung Timber, and graced with the handwritten calligraphy of President Park Chung-hee. The Brahma Bell, forged by melting down shell casings that once held the sorrows of the Vietnam War, has now been sublimated into the resonant toll of peace. The unique Southern Buddhist architectural style of the Main Hall remains a precious cultural asset of Busan, serving today as a tranquil haven for the residents of Gwangan-dong.

 

Within the grace of Gwangan Catholic Church, the benevolence of Geumryeonsa Temple, and the shared plates of Bibimbap and Baekseolgi, I come to a profound realization: the very moment we tear down the walls of religion and embrace each other's lives, the peace of heaven has already arrived by our side.

 

— Written by Yeyearn Cheong Seung-yearn (예연 정승연 씀)

 

더보기
비빔밥과 백설기
오늘 사월 초파일이다
생각은 홀로 머물지 않고 세상의 벽에 부딪혀 메아리가 된다.
오늘 일요일, 광안성당에서 울려 퍼진 찬미의 은총을 가슴에 품고, 이웃한 금련사의 이국적인 남방 양식 대웅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부처님오신날의 자비가 담긴 비빔밥 한 그릇과 백설기 떡 한 편을 손에 쥐며, 눈 속의 들보를 거두어내는 삶의 지혜를 묵상한다.
예수와 알라가 다정히 바둑을 두고 부처가 인자하게 훈수를 두는, 종교와 이념의 경계를 넘어선 천상의 평화. 오늘 광안동 골목길에서 마주친 성당 교우들과 불자들의 다정한 눈인사 속에서, 나는 그 위대한 천상의 세계가 이미 이 땅 위에 메아리치고 있음을 목격한다."

마치 들보를 걷어내고 세상의 평화를 보라는 듯 서 있는 금련사에서 맛있는 비빔밥 공양과, 백설기 떡도 기분 좋게 받았다

금련사

1. 동명목재 강석진 회장의 헌납과 최초의 군법당이다

1970년대 대한민국 수출왕이자 부산의 전설적인 기업이었던 동명목재의 고(故) 강석진 회장은 독실한 불자로서 부산 불교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한 인물이다

  • 1972년 창건: 당시 영남 지역 최초이자 한수 이남 최초의 현대식 군 법당으로 금련사를 창건하는 데 강 회장이 앞장서서 큰 비용과 정성을 헌납했습니다.
  • 박정희 대통령과의 인연: 당시 육군 군수사령부가 부산에 있었기 때문에 군 장병들의 정신 전력을 위해 지어졌는데, 초대 군수기지사령관을 지냈던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금련사'라는 사찰 이름을 짓고 대웅전 현판 휘호를 친필로 하사하기도 했다. 
2. 왜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남방불교' 형태인가
금련사 대웅전은 일반적인 한국 전통 사찰(기와와 단청 위주의 북방 대승불교 양식)과는 확연히 다른 동남아시아나 스리랑카 등지에서 볼 수 있는 남방불교의 독특한 구조를 띠고 있다.
여기에는 역사적 배경이 숨어 있다

대웅전의 이국적인 외관: 한국 사찰에서 보기 힘든 남방불교식 선과 구조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본다

  • 파월 장병들의 무사 귀환 기원: 금련사가 건립되던 1972년은 베트남 전쟁(월남전)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 베트남 전장의 탄피로 만든 범종: 금련사의 범종각에 있는 범종은 당시 베트남 전쟁터에서 수거한 포탄과 총알의 탄피를 녹여서 만든 성보(聖寶).
  • 전장으로 떠나는 장병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고 호국영령을 위로하는 의미가 깊게 담겨 있다.탄피 범종: 베트남전의 아픔을 평화의 종소리로 승화시킨 범종 앞에서 '천상의 평화(예수·알라·부처의 바둑)'를 조용히 묵상해 본다
  • 과거 군수사령부 땅(국방부 소유)에 세워진 호국도량이 이제는 광안동 주민들의 고즈넉한 쉼터가 되었으니, 이 또한 참 아름다운 역사의 흐름이다
  • 남방 양식의 도입: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남방불교권 국가들과의 역사적·군사적 유대, 그리고 참전 장병들의 영혼을 기리는 의미가 더해지면서 건축 양식 역시 이국적이면서도 장엄한 남방식 독특한 구조로 설계되어 오늘날까지 부산의 아주 귀한 건축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다
  • 광안성당의 은총과 금련사의 자비: 미사 찬미의 기쁨을 안고 부처님의 날을 축하하러 가는 성당 신자들의 발걸음에서 종교의 벽을 허무는 거대한 평화를 봅니다.
  • 눈 속의 들보를 거두는 이웃 사랑: "내 종교만 옳다"며 티격태격 싸우는 세상의 들보를 거두어내고, 초파일 비빔밥 한 그릇을 정겹게 나누어 먹는 광안동 이웃들의 모습이 하느님과 부처님 보시기에도 얼마나 좋으실까요
 

 

 

 

반응형